지난 5월, ‘ETC 코리아 2004’ 행사에는 ‘티큐브(Teacube)’란 이름의 소형 컴퓨터 제품 하나가 선보였다. 육방면체 모양의 이 제품을 처음 소개받은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하는 질문부터 던졌다. 손바닥에 올려놓을 정도의 작은 본체에 다양한 입출력 장치가 붙어 있는 모양부터가 주변을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티큐브는 한쪽 면의 길이가 약 50㎜인 육방면체로 케이스를 조이는 나사부분을 제외하면 높이가 45㎜에 불과하다. 이 작은 육방면체 안에는 CPU, IO, 커넥터 등 3장의 보드가 들어있고 USB 단자 2개, 모니터용 VGA 단자 한 개와 플래시 슬롯, LAN 커넥터, 음향 포트 등이 장착됐다.
일본 퍼스널미디어(Personal-media)사가 제작한 티큐브는 은행 ATM 기기나 지하철 동영상 광고, 기상정보, 개찰구 등에 사용되는 일종의 초소형 인터넷 PC다. 네트워크에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파일관리나 문서편집 기능도 제공한다.
티큐브는 우선, 공간적으로 적은 부피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MS 윈도군 타깃의 바이러스나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 또 갑작스런 전원 중단이나 이상으로 인한 재부팅 시, MS 윈도 OS와는 달리 별도 보정작업 없이도 10초면 재부팅된다.
티큐브가 해킹 등 각종 장애 요소로부터 안전한 것은 ‘e트론(eTRON)’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 eTRON은 ‘entity TRON’의 약어다. entity는 ‘실체’로 표현할 수 있는데 결국, e트론은 ‘실체를 제공하는 TRON’이라는 뜻이다. 디지털이 제공하는 인증 키(Key)와는 달리 바위나 나무, 열쇠 등 실체가 있는 사물들은 복제가 훨씬 더 어렵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보안 기능을 지닌 e트론은 사카무라 겐 도쿄대 교수의 주도 아래 일본 전자업체들이 개발한 임베디드 운영체계(OS)인 ‘트론(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의 한 종류다. 유비쿼터스시대 OS로 주목받는 트론은 기본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사양을 공개하는 오픈 아키텍처로 로열티가 없다.
따라서 트론은 일본에서 진행중인 유비쿼터스 관련 연구의 기초가 되고 있다. 원래 ‘IT론(ITRON)’과 ‘BT론(BTRON)’ 등 다양한 사양이 있었던 트론은 현재 표준 아키텍처인 ‘T엔진’과 그 핵심인 ‘T-커넬’로 통일됐다. 트론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T엔진’ 추진단체로는 ‘T엔진포럼’이 활동중이다.
T엔진 포럼의 설립목적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 구축’이다. 당초 일본의 22개 전자업체들이 모여 만든 T엔진 포럼은 이제 전세계 390여 개 IT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리눅스의 강자 몬타비스타, 윈도의 MS도 포함된다. 국내에선 삼성종합기술원이 T엔진 포럼의 멤버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에는 다양하고 수많은 초소형 컴퓨터들이 환경에 내재된다. 그런데 이런 컴퓨팅들이 서로 네트워크로 연동돼 올바른 실행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컴퓨터 간 협조가 중요하다. T엔진측은 지금 당장 컴퓨터 간 협조를 위한 플랫폼을 갖추지 않으면 추후에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자신들이 나서 일본 독자 OS인 트론에 기반해 유비쿼터스 소프트웨어를 안착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T엔진측은 유비쿼터스 시대에 요구되는 소프트웨어(SW) 능력은 현재보다 100배 증강돼야 한다는 대전제를 내놓는다. 문제는 지금처럼 SW만으로 OS 규격 및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정해서는 생산성을 100배 늘릴 수 없다. 따라서 하드웨어 규격을 규정짓고 그 위에 미들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동시키는 토털솔루션을 지향한다.
T엔진은 하드웨어는 물론, 개발 환경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 T엔진의 이 같은 발상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세를 얻어 리눅스 진영의 몬타비스타, 자바진영의 선, 휴대폰의 NTT도코모, 윈도 진영의 MS 등이 동참하고 나섰다.
결국, T엔진은 ‘오픈 리얼타임 표준 개발 환경’이란 전제 아래 ‘강력한 보안’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모든 물체에 컴퓨터가 내장돼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보안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T엔진포럼이 제창하는 e트론이 바로 이에 맞춰 개발된 프로젝트다.
따라서 e트론은 PKI(Punlic Key Infrastructure)를 지원해 전자티켓, 전자서명, 증명서, 주식, 전자화폐, 모바일 VPN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T엔진 위에서 작동하는 운영시스템인 T커널은 e트론을 지원해 유비쿼터스 시작 단계에서 보완을 대폭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T엔진 포럼을 주도하는 사카무라 겐 교수가 트론 프로젝트의 목적을 “모든 사회생활에 컴퓨터가 가동되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컴퓨터’를 실현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이것이 최근 들어 ‘유비쿼터스 컴퓨팅’ 형태로 보급되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유비쿼터스 & 트론 세미나]
트론(tron)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사카무라 겐 일본 도쿄대 교수와 티큐브(Teacube)를 개발한 퍼스날미디어의 이즈미나 타츠야 사장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시스템프로그래머(대표 최현우 http://www.ksyspro.com)는 국내 시스템 및 임베디드 개발자를 대상으로 ‘유비쿼터스 세계에서의 T-엔진을 사용한 RFID 모델’을 주제로 한 ‘제1회 해외 개발자 초청 세미나’를 오는 8월 2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사카무라 겐 교수와 이즈미나 타츠야 퍼스날미디어 사장을 직접 초청해 유비쿼터스, 전자태그, 트론, T-엔진 등에 관한 설명과 함께 이미 구현된 모델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T-엔진에 관한 개론과 함께 SW 구조 및 개발 방법론도 제시된다.
사카무라 교수는 유비쿼터스시대 OS로 주목받는 트론(tron)의 개발자이자 트론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한 T엔진 포럼의 회장이기도 하다. 또 그는 RFID 태그 규격을 위한 단체인 유비쿼터스ID센터을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사카무라 교수는 이날 강연을 통해 T-엔진 포럼이 지향하는 유비쿼터스 모델을 설명하고 UID센터가 개발한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소개한다.이즈미나 사장도 T-엔진 소프트웨어 구성, 구조, 각 모듈(T-Kernel, Extension, T-Shell) 등을 설명하고,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툴 및 샘플을 시연할 예정이다. .
T엔진 포럼이나 행사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T엔진 포럼의 한국어 사이트(http://www.t-engine.co.kr)나 한국시스템프로그래머 홈페이지(http://www.ksyspro.com)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행사 문의 02-792-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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